역사 & 문화

향수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향수'

bono8 2025. 4. 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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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그 은밀하고도 화려한 이야기

향수는 단순한 향이 아니라 타임머신 같은 거예요.

첫사랑, 유럽 여행, 엄마의 품, 그 모든 순간을 담아둔 병이죠.  고대에서 지금까지, 매혹적인 향기들을 찾아가보았어요.

🌸 1. 향수의 시작: 냄새가 신이었던 시대

향수는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었어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의식용 도구' 중 하나였죠.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라오가 신에게 바치는 제물에 향을 입혔고, 죽은 자의 몸에 발라 불사의 힘을 부여하고자 했답니다.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에서 이미 '키피(Kyphi)'라는 향수 조합이 있었고, 이 향은 종교 의식이나 명상, 치유에도 사용되었어요.

반면 고대 로마와 그리스에서는 향수를 '쾌락'과 '고급 취향'의 상징으로 여겼어요. 목욕 후 전신에 향유를 바르고, 무도회나 연회에선 향수의 향기로 경쟁하기도 했죠.
당시 귀족들은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애완동물에게도 향수를 뿌렸다는 이야기!

🍃 2. 향수의 진짜 발전은 어디서?

중세 유럽에선 종교적 이유로 향수 사용이 한동안 위축되었지만, 14세기 헝가리의 왕비 엘리자베스가 장미와 로즈마리로 만든 ‘엘리자베스 워터’를 사용하면서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 ‘향수의 르네상스’가 찾아와요.
루이는 하루에 세 번 목욕을 할 정도로 청결했지만, 신하들은 워낙 냄새가 심했대요. 대신 그들은 강한 향수로 몸의 냄새를 덮었고, 바로 이때 **그라스(Grasse)**라는 프랑스 작은 마을이 향수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릅니다.

✨ 3. 향수에 담긴 철학: 나는 어떤 향기를 남기는 사람일까?

향수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불러오는 예술이에요.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향기로 기억에 남거나, 잊지 못할 옛사랑의 향기가 뇌리를 스치듯 떠오르는 것처럼요.

조향사들은 이런 감정의 파편을 병 속에 담아내기 위해 ‘탑 노트(Top Note)’, ‘미들 노트(Middle Note)’, ‘베이스 노트(Base Note)’라는 향의 구조를 설계하죠.
향수는 곧, ‘시간이 흐르는 예술’이 되는 셈입니다.

🌿 향수의 세 가지 노트 구조

🕊️ 1. 탑 노트 (Top Note)

  • 지속 시간: 약 5~15분
  • 주요 역할: 첫 향기로 사람의 관심을 끄는 역할
  • 사용되는 재료: 레몬, 오렌지, 민트, 베르가못, 라임, 라벤더 등
  • 특징:
    가볍고 날아가기 쉬운 향.
    상쾌하거나 시원한 느낌이 많음.

📌 예를 들어 누군가 향수를 뿌리고 방에 들어올 때 “어? 좋은 냄새!” 하는 순간의 향이 탑 노트예요.

🌸 2. 미들 노트 (Middle Note / Heart Note)

  • 지속 시간: 약 20분~1시간 이상
  • 주요 역할: 향수의 주제와 개성을 표현하는 핵심 향기
  • 사용되는 재료: 로즈, 재스민, 일랑일랑, 라벤더, 제라늄 등
  • 특징:
    꽃 향기, 풀 향기 등 부드럽고 감성적인 느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향기

📌 미들 노트는 향수가 피부와 어우러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지는 향이에요. 타인에게 인상 깊게 남는 건 보통 이 향기입니다.

🌳 3. 베이스 노트 (Base Note)

  • 지속 시간: 수 시간~하루 이상
  • 주요 역할: 향 전체를 안정시키고, 오래도록 지속되게 하는 기반
  • 사용되는 재료: 머스크, 앰버, 바닐라, 샌달우드(백단향), 패출리 등
  • 특징:
    따뜻하고 깊은, 묵직한 느낌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주거나, 우아함을 더하는 향

📌 향수를 뿌린 지 오래됐는데, 코트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그 향기가 바로 베이스 노트예요.

🔁 향수는 ‘시간을 걷는 향기’

  • ⏱️ 0~15분: 산뜻하고 가벼운 첫인상 (탑 노트)
  • ⏱️ 15분~1시간: 향수의 중심 이야기 (미들 노트)
  • ⏱️ 1시간 이후~끝: 여운을 남기는 깊이 (베이스 노트)
  •  
  • 📝 향수 고를 때 팁!
상황어떤 노트가 중요할까?
데일리용 향수 미들 노트 중심으로 확인해요
첫인상 어필용 탑 노트가 산뜻한 걸 고르세요
잔향이 오래 남는 향을 원한다면 베이스 노트가 묵직한 걸 선택!

 

4.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향수 TOP 10

💎 1위. 샤넬 No.5 (Chanel No.5)

  • 출시: 1921년
  • 향조: 알데하이드, 장미, 일랑일랑, 바닐라
  • 설명: "여자에게서 여자 냄새가 나지 않게"라는 코코 샤넬의 철학이 담긴 전설적인 향수.
  • 특징: 고전적인 우아함의 상징,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향수 중 하나.

 

🌸 2위. 디올 미스 디올 (Miss Dior)

  • 출시: 1947년 (리뉴얼 계속됨)
  • 향조: 베르가못, 로즈, 파츌리, 머스크
  • 설명: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플로럴 부케.
  • 특징: 첫사랑 같은 향, 연인 선물로 인기 최상위.

 

🌿 3위. 딥디크 롬브르 단 로 (Diptyque L'Ombre Dans L'Eau)

  • 출시: 1983년
  • 향조: 블랙커런트 잎, 로즈, 그린
  • 설명: 숲속 장미 정원을 걷는 듯한 향기.
  • 특징: 남녀 모두에게 인기 있는 중성 향수.

 

🖤 4위. 크리드 어벤투스 (Creed Aventus)

  • 출시: 2010년
  • 향조: 파인애플, 머스크, 버치우드
  • 설명: 성공한 남성의 시그니처 향기.
  • 특징: CEO, 셀럽들이 사랑하는 남성향수의 최강자.

 

🍋 5위. 조 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Jo Malone English Pear & Freesia)

  • 출시: 2010년
  • 향조: 배, 프리지아, 머스크
  • 설명: 맑고 투명한 과일꽃향, 포근하고 청량함.
  • 특징: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중성향, 계절불문 인기.

 

💐 6위. 마크 제이콥스 데이지 (Marc Jacobs Daisy)

  • 출시: 2007년
  • 향조: 딸기, 자몽, 가드니아, 바닐라
  • 설명: 영한 감성, 발랄한 소녀 향수의 대표작.
  • 특징: 봄과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향.

 

🔥 7위. 입생로랑 리브르 (YSL Libre)

  • 출시: 2019년
  • 향조: 라벤더, 오렌지 블로썸, 바닐라
  • 설명: 자유로운 여성의 강인함을 담은 향.
  • 특징: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시그니처 향기로 떠오름.

 

🪵 8위. 르 라보 상탈 33 (Le Labo Santal 33)

  • 출시: 2011년
  • 향조: 샌달우드, 시더우드, 가죽, 아이리스
  • 설명: 뉴욕 감성, 도시적인 중성향수
  • 특징: “나만의 향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선택되는 힙한 향.

🌲 9위. 바이레도 블랑쉬 (Byredo Blanche)

  •  
  • 출시: 2009년
  • 향조: 알데하이드, 장미, 네롤리, 머스크
  • 설명: 흰 셔츠를 막 입은 듯한 깨끗한 향기
  • 특징: 미니멀한 감성, 꾸안꾸 스타일에 어울리는 향수.

 

🎩 10위. 아쿠아 디 지오 (Giorgio Armani Acqua di Gio)

  • 출시: 1996년
  • 향조: 시트러스, 자스민, 머스크
  • 설명: 해변과 바람, 여름 바다를 닮은 청량함
  • 특징: 데일리 향수로 남녀 모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 5. 향수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 향수병 속 '번호'의 비밀

샤넬 넘버5의 '5'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코코 샤넬이 마음에 든 다섯 번째 시제품 번호였대요. '5'가 행운의 숫자라고 믿었던 샤넬의 감각이 담긴 이름이죠.

📌 나폴레옹은 매일 2병의 향수를 썼다?

나폴레옹은 향수 덕후였어요. 특히 **오 드 코롱(Eau de Cologne)**을 사랑했는데, 하루 2병을 썼다는 말도 있죠. 심지어 전쟁터에도 향수를 들고 다녔대요!

📌 향수병은 예술이다

유명한 향수 브랜드들은 향뿐 아니라 병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여요. 라리끄, 바카라 같은 예술 유리 브랜드들이 병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병 하나가 미술품으로 경매에 나가기도 했죠.

 

🌹 6. 향기와 사람: 나에게 맞는 향수를 고르는 법

향수는 나의 성격, 분위기, 심지어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 활발하고 밝은 이미지: 시트러스 계열
  •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 플로럴 계열
  • 섹시하고 강렬한 인상: 오리엔탈 계열
  •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 우디 계열

좋은 향수는 ‘타인을 매료시키는 힘’보단,
‘나 자신이 기분 좋아지는 향’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향기는 입는 옷보다도 깊이, 오래 기억되거든요.

 

나만의 향기를 가진다는 것

향수는 멋을 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언어예요.
말로 하지 않아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섬세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당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잊지만, 어떤 향기를 남겼는지는 기억한다.”
– 조향사들의 속담

 

'향수병 속에 숨겨진 비밀 이야기들'

– 고대 궁전부터 전쟁터까지, 향기를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전설

🌿 1. 향기를 바친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유혹

 고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향기의 마법사’로 불렸어요.
그녀는 장미, 머틀, 시나몬, 그리고 고급 향유로 몸을 씻고, 머리카락과 침대보, 의복에 이르기까지 향기를 입혔다고 하죠.

그녀가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처음 만났을 때도, 향기부터 준비했다고 해요.

  • 나일강을 따라 내려오는 배에는 장미꽃이 가득했고
  • 바람결에 실려온 향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충분했어요.

이런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향기가 곧 권력과 이미지의 무기였다는 걸 보여줍니다.

 

✨ 2. 냄새로 권력을 지킨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의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향수를 굉장히 사랑했어요.

궁궐 생활이 너무나 답답했던 그녀는, 베르사유 궁전 외곽에 **작은 마을 같은 정원(쁘띠 트리아농)**을 만들고
라벤더, 재스민, 오렌지 블로섬 같은 자연의 향을 재현한 향수로 스트레스를 달랬다고 해요.

심지어 그녀는 **‘꽃 향기를 입은 편지’**를 애용했어요.
그 편지를 들면 마치 숲속 어딘가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섬세한 향을 입혔다고 해요.

재미있게도, 그녀가 단두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물건 중 하나가 ‘향수병’이었다고 전해져요.
마지막 순간까지 향으로 자기 정체성을 지키고 싶었던 걸까요?

⚔️ 3. 전쟁터의 향수광,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전쟁의 천재였지만, 동시에 **‘향수 중독자’**였어요.
그가 가장 사랑했던 향수는 오 드 코롱(Eau de Cologne).
하루에도 몇 번씩 전신에 뿌렸고, 전쟁터에서도 향수병을 가득 채운 상자를 들고 다녔다고 해요.

그가 쓴 편지 중에는 이런 말도 있어요:

“내가 돌아가기 이틀 전엔, 목욕을 하지 마시오. 당신의 향이 나를 기다리게 하시오.”

향기는 그에게 전장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연인의 체취를 떠올리는 감정의 도구였던 거예요.
지금도 프랑스의 한 향수 박물관에는 그가 실제 사용한 향수 레시피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 4. 독약 대신 향수? 루이 15세 궁중의 ‘향기의 전쟁’

 프랑스 루이 15세 시절, 왕실은 '향기 전성기'를 맞아요.
심지어 왕은 ‘향기 나는 궁전’을 꿈꿨고, 하루 종일 향유를 분사하는 장치를 사용했죠.
이 시기의 궁녀들과 귀족들은 저마다 비밀스럽고 강렬한 향수를 개발해 서로를 압도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 향기 전쟁에는 무서운 뒷이야기도 있어요.
**‘향수를 가장한 독약’**이 왕실 암투의 수단이 되기도 했거든요.
어떤 향수는 피부에 바르면 향긋하지만, 흡입하면 독이 되어버리기도 했고요.

이런 위험 때문에, 일부 조향사는 ‘비밀 제조법’을 문서화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혼자만의 기술로 남겼다고 해요.

🧳 5. 향수는 기억을 심는다: 냄새로 이별한 스파이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의 여성 스파이 마타 하리는 작전 중 항상 같은 향수를 사용했어요.
그녀는 작전 상대방에게 **“이 향기를 다시 맡게 된다면, 난 이미 죽은 것이오”**라고 말했답니다.

실제로 그녀는 정보 누설 혐의로 처형되었고,
이후 그 남자는 어딘가에서 같은 향기를 맡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그에게 향수는 ‘기억의 증거’였고, ‘비밀의 언어’였던 거죠.

 6. 조선에도 향수가 있었어요!

흥미롭게도, 조선 시대에도 '향기'에 대한 문화는 존재했어요.
궁중에서는 ‘향낭(香囊)’, 즉 향이 나는 주머니를 옷 속에 넣어 체취를 감췄고,
침구나 편지에도 향을 입혔다고 해요. 주로 매화, 백단향, 녹향, 용뇌 등이 쓰였죠.

특히 신분 높은 여성은 **‘향을 직접 만들 줄 아는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했고,
사랑을 고백할 때도 향을 입힌 편지를 건넸다고 전해져요.

💌 향수는 시간의 문을 여는 열쇠

향수는 오래된 기억을 불러내고, 사라진 사람을 소환하며, 지나간 세계를 다시 걷게 하는 마법이에요.

고대 여왕의 유혹부터, 전장의 나폴레옹, 왕비의 눈물, 스파이의 작별 인사까지—
향수는 늘 사람의 삶과 운명, 그리고 ‘기억’과 함께 있어왔습니다.

향수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이 떠올랐어요. 

주인공 그르누이는 냄새에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고아인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여성들을 살해했고, 여자의 몸에서 나는 ‘고유의 향기’를 채취하기 시작하죠.

그가 만든 향수는 누구든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향기였고, 그것을 뿌린 순간, 모든 사람이 그르누이를 따랐어요. 

 

하지만 그는 그 순간조차 공허함과 혐오만을 느끼고, 자신이 만든 향수를 뒤집어쓰고 군중들 속으로 사라집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은 향기를 통해 구현되지만, 진짜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상일 뿐이다."

 

책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는 향수의 미학과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을 동시에 던지는 대표 고전책입니다.

책 향수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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